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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6-11 09:06
[함인희의세상보기] 정년연장, 세대갈등 아닌 공존 모색을
 글쓴이 : 고나예
조회 :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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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정년 60세로 법개정 때도 / 부모·자녀세대 일자리 충돌 우려 / 단순한 고정관념에 기반한 기우로 / 점진적 전환 ‘운용의 묘’ 찾아야

일찍이 인구학자 토레스 길은 향후 인류의 최대 과제는 ‘5세대 사회’를 앞두고 다(多)세대 간 유기적 공존의 지혜를 모색하는 일이라 했다. 길이 주장하는 5세대 사회란 꾸준히 연장되고 있는 평균 수명으로 인해 고조할아버지 할머니 세대까지 생존해 있는 상황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2013년 60세 정년 의무화 법안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대부분의 미디어가 뽑은 제목은 ‘아버지 일자리 지키려 아들 일자리 뺏다니’였다. 6년이 지난 지금 정년 연장과 관련된 논의가 다시 시작되자, 역시 가장 먼저 떠오른 이슈는 부자간 일자리 충돌이었다.
함인희 이화여대 교수·사회학
그러나 정년 연장법을 도입하면서 정부가 제시했던 설득 논리 중 하나는 아버지로 대변되는 중·장년층 노동시장과 아들로 대표되는 청년층 노동시장은 거의 중첩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좋은 일자리를 찾고 있는 아들 세대는 구직난을 겪고 있고 3D 업종을 중심으로 해서는 구인난을 경험하고 있는 노동시장의 미스 매치 현상을 고려할 때, 아버지 세대의 정년 연장으로 인해 아들 세대의 취업문이 막히는 경우는 극히 일부의 ‘누구나 들어가고 싶은 좋은 직장’에 해당한다는 것이었다.

선진국의 정년 연장 움직임에 주목하면서 조심스럽게 우리도 비슷한 길을 가야 하지 않을까 분위기가 조성되는 상황이고 보니, 문득 60세 정년 의무화법 제정을 앞두고 실시했던 설문조사 결과가 떠오른다. 그때 자료를 다시 살펴보니, 이미 정년 연장 시 예상되는 문제점 및 갈등 상황은 무엇인지, 그렇다면 정년 연장을 앞두고 개인과 기업 그리고 국가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모범답안이 두루 제시되고 있었다.

실제로 은퇴나 정년 개념을 기존의 ‘모 아니면 도’ 식(式)의 소위 ‘절벽 모델’에서 벗어나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방식으로 전환해 가자는 주장이 일찍이 제기되고 있었음은 인상적이었다. 이제 정년이나 은퇴는 생애주기의 어느 한 시점에서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라, 개인이 주체적으로 노동시장 출구 전략을 세워 점진적으로 충격을 완화해갈 수 있는 과정으로 인식하자는 것이다. 여기서 개인의 근로 역량 제고를 목적으로 스킬 업그레이드를 훈련해주는 유럽의 프로그램 다수가 관심을 끌기도 했다.

흥미로운 것은 현 직장에서 퇴직할 것으로 예상되는 연령이 평균 54세인 데 반해, 인생에서 퇴직을 희망하는 시점은 평균 67.0세로 나타나, 적어도 13년간의 격차를 보였다는 점이다. 누구나 현 직장을 퇴직한 후에도 평균 13년 이상은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셈이요, 그만큼 생계유지를 위해서는 정년 연장이 필히 요구됨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60세로 정년을 연장하자는 안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찬성한다는 비율이 장년층의 74%, 청년층의 64%로 세대를 불문하고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60세 정년을 찬성하는 이유로는 ‘과거보다 길어진 수명을 고려해야 하므로’(76.1%)가 가장 높았고, 뒤를 이어 ‘일하기에 충분히 건강하므로’(59.0%) ‘가족 부양의 책임을 져야 하므로’(54.1%) 등이 과반의 동의를 얻었다. 이 이외에도 ‘숙련 인력을 활용할 수 있으므로’ ‘중장년층의 근로의욕은 여전히 높으므로’ ‘연금 수령 전까지 생계수단이 없으므로’ 등이 정년 연장의 찬성 이유로 제시됐다.

정년 연장이 현실화할 경우 예상되는 현장의 어려움과 관련해서 몇 가지 질문을 시도한 결과, 연령과 상관없이 조직 내 성과와 능력이 우수하면 그에 상응하는 보수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당연히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65%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성과가 우수하면 나이가 어려도 팀장 역할을 맡는 것이 당연하다’는 마음의 준비와 더불어, 그래도 ‘연하 상사는 불편할 것’이라는 예상도 40% 이상의 동의를 얻고 있었고, 중장년층 비율이 높아질 경우 조직 활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타나고 있었다.

60세 정년 시대를 맞이해 기업이 준비해야 하는 것으로는 교육 및 재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요구가 압도적으로 높았고(81.9%), 다음으로는 직무에 따른 성과보상제도의 도입과 고령자 적합 직종의 개발이 뒤를 이었다. 임금 피크제 도입에 대해서도 긍정적 반응을 보여, 정년 연장을 위한 임금 삭감이나 복지 혜택 감소는 감수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대다수였다.

근로자 자신이 준비해야 할 것으로는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1위에 올랐고 ‘다양한 세대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새로운 지식 및 기술 습득’이 뒤를 이었다. ‘연령에 구애받지 않는 근로 의욕’과 ‘나이듦에 대한 긍정적 생각’도 높은 지지를 받았다. 국가를 향해서도 ‘연령차별 금지 법안의 운용’ ‘고용 및 임금 유연성 제고 관련 법안의 정비’ ‘고령 노동자에 대한 편견 불식’ ‘중장년 근로자를 위한 평생교육 체제 정비’ 등의 요구가 제시됐다.

결국 정년 연장 주장이 나올 때마다 부모 자녀 세대 간 일자리를 둘러싼 갈등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지만, 이는 단순한 고정관념이나 부정적 편견에 기반한 기우일 가능성이 높다. 그보다는 고용시장의 현실을 충실히 반영한 실증적 자료를 기반으로 문제를 정확히 진단한 후에, 세대 간 첨예한 갈등을 부각하기보다 공존을 모색하고 협력을 실현할 수 있는 운용의 묘를 찾는 것이 정도(正道)이리라 생각한다.

함인희 이화여대 교수·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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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문제는 와인과는 달라서 오래 보관한다고 맛이 더 좋아지지는 않는다.’ 최근에 읽은 지식경영인 롤프 도벨리 글의 일부다. 해결해야 할 문제와 변화가 있는데도 요행수를 바라고 방치하면 대부분의 경우는 사정이 악화된다. 시대 흐름에 뒤처지는 부달시변(不達時變)의 상황에 처하기 십상이다.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기존 시장을 뒤엎는 파괴적 혁신이 주도하는 그야말로 4차 산업혁명의 시대다. 빅데이터, 핀테크,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드론, 자율주행차 등 머리를 어지럽게 하는 새로운 기술이 연일 우리 주위를 겹겹이 숨 막히게 에워싸고 있다. 기업이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미래가 암울할 것이라는 경고도 끊이지 않고 들려온다.

상황이 이런데 우리 정부가 얼마나 기업과 국민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반성할 점이 많다. 창조적 아이디어를 활용해 국민생활과 경제를 뒷받침하려는 벤처형조직은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한 것이다. 변화에 둔감한 공무원 조직을 자극할 수 있도록 전문가 및 정책실무자들과 여러 차례 토론하고 검토하여 만든 제도다.

전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경영학 교과서를 쓴 리처드 대프트 교수에 의하면, 사내 벤처는 창의적인 직원이 기존 절차의 틀을 벗어나 별도 공간에서 독립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조직을 말한다. 아마존의 원격개발센터, 록히드마틴의 스컹크팀, 구글의 X랩, 삼성의 C랩과 같은 조직이 그런 것이다. 구글을 예로 들면 별도의 미래 대비 조직인 X랩을 통해 무인자동차, IoT, 구글맵 등 성장동력을 발전시킨 바 있다.

현실 세계의 많은 조직은 일상 업무에 매몰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지원하기가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좋은 방법의 하나는 아이디어를 숙성·발전시킬 별도 창의조직을 두어, 기존 조직과 분리 운영하는 것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 교수에 의하면, 사람들이 항상 모든 사안에 대해 최선의 집중을 다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일상적인 사안은 관행적으로 처리하는 반면, 특히 고민해야 할 사항만 별도로 신중한 선택을 한다고 한다. 정부 벤처팀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신중하게 검토하도록 장·차관 아래에 설치하는 팀이다.

정부조직의 운영원리가 민간조직과 다르지만,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은 같다.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형 신기술과 국민 수요에 대한 반응성을 높여 세계적 흐름인 기민한 정부 달성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차이가 있다면 민간의 사내 벤처는 이윤 창출의 부담을 갖는 반면, 정부 내 벤처조직은 제도 개선의 짐을 진다는 점이다. 정부정책이 주로 법령과 예산의 형태로 나타나므로, 정부 벤처는 이에 상응하는 임무를 수행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번에 도전적인 과제라며 각 부처에서 총 40개가 넘는 내용을 벤처팀 후보로 제출했다. 유형을 살펴보면 빅데이터나 하늘을 나는 자동차 등 미래형 혁신과제가 절반을 넘었고, 나머지는 대부분 창업지원이나 공공서비스의 획기적 개선을 목표로 하는 과제들이었다. 행정안전부는 컨설팅과 두 차례의 심사 과정에서 일종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와 같은 역할을 할 예정이다.

근본적인 변화를 강조하는 표현으로 대인호변(大人虎變)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벤처형조직이 거대 변화의 선도자 역할을 튼실하게 하면서 정부혁신의 견인차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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