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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3-08 08:18
이형주의 유럽레터] "월드 클래스" 차범근, 유럽의 심장부에 그가 보인다
 글쓴이 : 임나연
조회 : 0  

[이형주의 유럽레터] "월드 클래스" 차범근, 유럽의 심장부에 그가 보인다

 




유럽 경제 중심 도시 프랑크푸르트에는 "월드 클래스" 차범근(65)의 모습이 보인다. 

프랑크푸르트는 독일 중서부의 위치한 도시다. 프랑크푸르트는 지정학적인 위치로 인해 유럽 교통의 요지로 기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프랑크푸르트는 유럽 경제 중심 도시들 중 하나로 손꼽힌다. 독일 주식 거래소, 상품 거래소가 위치한 프랑크푸르트는 독일을 넘어 유럽의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는 도시다.

그 도시의 중심부에 한국인 선수의 사진이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더구나 그 사람이 현역도 아닌 30년 전 은퇴한 사람이라는 가정 하에 말이다. 

하지만 이는 실화다. 유럽 경제의 중심 프랑크푸르트, 그 중 빌리 브란트 프란츠 역에 한국인 선수의 현역 시절 모습이 보인다. 우람한 허벅지를 자랑하는 그의 이름은 차범근이며, 독일인들로부터는 차붐이라 불린다. 

차범근은 현역 시절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먼저 국가대표팀에서의 활약이 돋보인다. 그는 태극마크를 달고 130경기에 출장, 56골을 터트렸다. 한국인 최초의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장) 가입 선수이며, 2019년 현재 최다 출전 및 최다 득점 기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클럽팀에서의 활약 역시 밀리지 않는다. 세계 최고라 평가받던 분데스리가에서 308경기에 출전, 98골의 기록을 남겼다. 뿐만 아니라 두 번의 UEFA컵 우승, 한 번의 DFB 포칼 우승을 거머쥐기도 했다. 

당시 유럽 진출이 하늘의 별따기였던 점, 중간에 공군으로 군복무를 수행한 점(3년), 공격수, 윙어, 공격형 미드필더, 윙백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낸 성적인 점, 인종차별 등 경기 외적인 요소와도 싸워야 했던 점을 고려하면 실로 놀라운 기록이다.

때문에 차범근이 독일에서는 여전히 그를 기억한다. 특히 전성기를 보낸 프랑크푸르트에서는 더하다. 구단 공식 행사는 물론 팬들에게 계속해서 언급되고 있다. 2013년에 프랑크푸르트는 팀 역대 베스트 일레븐에 차범근을 선정하기도 했다. 차범근을 포함해 베른트 휠첸바인, 위르겐 그라보브스키, 우베 바인, 제이 제이 오코차 등 선수들의 면면은 유럽 정상급이다. 

구단 측은 이 베스트 일레븐 11명과 외르그 베르게르 감독까지 12명의 포스터를 빌리 브란트 프란츠 역에 새겼는데 이는 프랑크푸르트의 명물 중 하나가 됐다. 2019년 현재도 이 포스터 기둥은 프랑크푸르트 시민들과 호흡하고 있다. 차범근의 위상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한국 축구의 전설인 차범근은 월드 클래스라는 평가를 자주 받는다. 월드 클래스라고 평가하는 것은 이 글은 쓰는 기자나, 한국 언론들의 평가만은 아니다. 오히려 독일을 필두로 유럽 언론들이 더 높게 평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빌리 브란츠 프라츠 역에 새겨진 차범근 포스터

단순히 뛰어났던 선수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차범근을 표현할 때 심심치 않게 "월드 클래스"라는 소개가 동반된다. 실제로 지난 6월 독일 언론 <슈포르트>, <프랑크푸르터 룬드스차우>등 복수 언론은 차범근에 대해 아예 "프랑크프루트와 레버쿠젠에서 활약한 월드 클래스 공격수(Weltklasse-Stürmer von Eintracht Frankfurt und Bayer Leverkusen)"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더 공신력이 높은 자료도 있다. 

독일의 저명 언론 <키커>는 매 시즌 전반기와 후반기에 각각 '키커 랑리스테'라는 이름으로 선수를 평가한다. 키커 랑리스테란 독일 축구의 랭킹을 의미하는 말이다.

매체는 해당 기간 내 좋은 모습을 보인 선수들을 4가지 등급으로 매긴다. 월드 클래스(Weltklasse, 이하 WK), 국제무대에서 경쟁력 있는(Internationale Klasse, 이하 IK), 리그 내에서 경쟁력 있는(Kreis, 이하 K), 눈여겨 볼 만한(Blickfeld, 이하 B)이 그 것이다. 매체의 키커 랑리스테는 공신력이 높다. 그 평가가 비교적 공정하고 엄격하기 때문이다. 

예시도 많다. 분데스리가의 득점 기계였던 유프 하인케스(분데스리가 220골, 2019년 현재 리그 역대 득점 3위)가 한 번도 WK를 받지 못할 정도로 엄격하다. 또한 2006년 월드컵부터 놀랄만한 활약을 펼칠 필립 람(WK 5회, IK 12회, K 7회, B 1회)조차 데뷔 10시즌 째인 2012/13시즌에 이르러 처음으로 WK를 받았을 정도다.

그렇다면 차범근은 어떨까. 차범근은 군복무로 인해 사실상 첫 시즌이라 할 수 있는 1979/80시즌의 전반기에 WK 등급을 바로 획득한다. 리그 적응이 필요 없던 선수였던 셈이다. 당시 분데스리가가 세리에 A와 더불어 세계 최고의 리그로 거론되던 점을 고려하면 더욱 놀라운 일이다. 뿐만 아니라 차범근은 20대 후반~30대 초반 분데스리가에서 선수생활을 했음에도 WK 1번을 포함, IK 4번, K 9번, B 4번을 받는 위엄을 보였다.

차범근은 높은 평가를 받을만한 활약을 보여줬다. SV 다름슈타트에서 분데스리가 생활을 시작한 그다. 중간에 군복무를 마친 뒤 프랑크푸르트와 레버쿠젠에서 맹활약하며 국위선양을 했다. 차범근은 현역 시절 UEFA컵 2회 우승을 이뤄내는 것은 물론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그가 월드 클래스로 평가받는 것에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역 시절 활약보다 놀라운 것은 차범근이 현재까지도 한국 축구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는 점이다. 차범근은 현역 은퇴 후 유소년 육성에 힘을 기울였다. 차범근 축구교실, 차범근 축구상을 비롯해 다양한 유소년 축구 활동이 그 예다. 박지성(제5회 차범근 축구상 장려상), 기성용(제13회 차범근 축구상 대상), 이승우(제23회 차범근 축구상 우수상) 등 그 혜택을 받은 이들 중 상당수가 또 다른 한국 축구의 뿌리로 자리하고 있다.

현역 시절 국가대표팀과 클럽팀을 가리지 않는 훌륭한 활약을 통한 국위선양. 현역 은퇴 이후에도 이어지는 한국 축구에 대한 공헌. 차범근이라는 레전드의 존재는 한국 축구의 큰 자산임이 분명해 보인다. 

◇독일 언론 <키커>의 차범근 평가(키커 랑리스테)

차범근과 함께 뽑힌 프랑크 푸르트 레전드들. 좌측부터 우측으로 그라보브스키, 베인, 오코차

78/79시즌 전반기 – X
(잔여 군복무 소화 후 3년 만기 제대)
78/79시즌 후반기 - X
79/80시즌 전반기 - WK
79/80시즌 후반기 - IK
80/81시즌 전반기 - K
80/81시즌 후반기 - K
81/82시즌 전반기 - K
81/82시즌 후반기 - K
82/83시즌 전반기 - IK
82/83시즌 후반기 - K
83/84시즌 전반기 - K
83/84시즌 후반기 - K
84/85시즌 전반기 - B
84/85시즌 후반기 - B
85/86시즌 전반기 - IK
85/86시즌 후반기 - IK
86/87시즌 전반기 - X
86/87시즌 후반기 - B
87/88시즌 전반기 - B
87/88시즌 후반기 - K
88/89시즌 전반기 - X
88/89시즌 후반기 – K 

사진=뉴시스, 이형주 기자(독일 프랑크푸르트)